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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인데 난소 나이는 40대"... 가임력·삶의 질 좌우하는 난소 건강 지키려면?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생식 능력, 이른바 '가임력'에 관심을 갖는 여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임신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전부터 미리 자신의 난소 건강을 점검하려는 움직임이 가임기 여성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난소는 난자 생산과 여성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핵심 생식 기관이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평생 가질 난자를 모두 가지고 태어나며, 나이가 들수록 난자의 수와 질이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문제는 이 감소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같은 나이대라도 난소 건강 상태는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실제 나이와 '난소 나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난소 건강을 확인하는 방법과 가임력을 지키기 위한 생활 습관에 대해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의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여성 건강 좌우하는 난소... 임신 넘어 뼈·혈관·감정까지 영향
난소는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고,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해 건강한 생리 주기를 형성하는 기관이다. 여성이 가진 난포의 수는 유전적으로 개인마다 정해져 있으며, 사춘기 이후 배란 과정을 통해 서서히 소모되고 나이가 들수록 그 수가 줄어든다. 난자는 몸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번 감소하면 되돌릴 수 없다.
난소 건강은 임신 가능성을 넘어 여성의 전신 건강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강미지 원장은 "에스트로겐은 뼈를 형성하는 조골세포 기능을 강화하고,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 기능을 억제해 골밀도를 높이며, 혈관 탄력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로토닌 수치를 유지해 감정 기복을 줄이고, 피부 탄력과 질 점막 건강을 지키는 역할도 에스트로겐이 담당한다. 따라서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 이 모든 영역에 동시에 영향이 미치는 만큼, 임신 계획 여부와 무관하게 난소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같은 30대라도 난소 나이는 다르다... 난소 예비력 검사란?
난소 기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난소 나이'다. 난소 나이는 실제 나이와 다를 수 있다. 같은 나이라도 난소 예비력에 개인차가 크고, 젊어도 예비력이 낮은 경우가 있는 반면 40대에도 난소 기능이 양호한 경우가 존재한다. 이를 수치로 확인하는 것이 바로 난소 예비력 검사다.
난소 예비력 검사는 여성의 난자 수와 질, 자연 임신 가능성을 평가하는 진단 도구다. 임신을 고려하는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하지만, 특히 35세 이상이거나 난임 문제를 겪고 있는 여성에게 권장된다.
가장 널리 활용되는 것은 항뮐러 호르몬(AMH) 검사다. 난소 난포의 세포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을 측정해 남은 난포의 수를 파악하는 핵심 지표로, 생리 주기와 무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MH 수치가 높으면 배란될 난포가 많고 난소 기능이 양호하다고 해석하며, 낮으면 난소 예비력이 저하됐음을 시사한다. 난포 자극 호르몬(FSH) 검사는 뇌하수체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난소 예비력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안트랄 난포 수(AFC) 검사는 초음파를 통해 난소 내 미성숙 난포의 수를 직접 세는 방식이며, 에스트라디올 검사는 난소에서 생성되는 에스트로겐 수치를 측정해 FSH 결과를 보완하는 데 활용된다.
다만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강미지 원장은 "AMH 수치가 낮더라도 자연 임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있고, 반대로 AMH가 높아도 자연 임신이 되지 않아 난임 클리닉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대 초반이고 난임 진단을 받은 적 없다면, AMH 수치 하나에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난소 예비력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수치만큼 중요한 것이 '나이'다. 30대 후반으로 갈수록 가임력이 급감하기 때문에 AMH 수치가 높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강미지 원장은 "35세 이전이고 AMH 수치가 정상 범위라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35세 이상이고 AMH가 낮다면 난소 예비력이 저하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난임 클리닉을 찾아 자궁내막증·자궁근종·난관 폐색 등 생식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 자궁내막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거나 항암 화학요법·방사선 치료를 받은 여성도 정기적인 난소 기능 모니터링이 권고된다.
당장 임신 계획이 없지만 미래를 위해 난자 동결을 고려하는 경우, 35세 이상이고 AMH 수치가 낮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동결 시기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자 동결은 건강한 난자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시기에 이루어질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흡연·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 난소 건강 지키는 생활 습관은?
AMH 수치는 25세경 최고치를 보인 뒤 자연 감소하지만, 생활 습관에 따라 이 감소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과체중, 흡연, 무리한 다이어트, 수면 부족은 난소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들이다.
그중 흡연은 난자 수 감소와 조기 폐경을 앞당기는 가장 확실한 위험 요인으로, 임신을 원한다면 금연은 필수다. 적정 체중 유지도 중요하다. 과체중과 저체중 모두 호르몬 균형을 교란해 배란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관리와 난소 건강 모두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강도 높은 운동은 오히려 생리 불순과 배란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감정 소모를 줄이는 것도 난소 건강 관리의 일부다.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도 빠뜨릴 수 없다. 강미지 원장은 "난소 기능은 30대에 들어서면서 감소하기 시작하므로, 30대부터는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산부인과 전문의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는 것이 난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